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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 comics/글

슨팀 - 흔적

ㅁㅁㄹ 2019. 9. 27. 20:51


고요한 밤이었다. 제이슨이 팀에게 용무가 있어 그의 숙소에 들렸다가 하룻밤 자고 가기로 한 날이기도 했다. 제이슨과 팀은 종종 서로의 숙소에서 자고 아침에 떠날 때가 많았다. 보통 제이슨의 숙소에서 팀이 잘 땐, 그의 방에 있는 큰 침대에 둘이 같이 누워서 자는 편이었다. 둘이 그렇게 자고 있다가 가끔씩 팀이 몸을 허우적대는 잠버릇이 나오면 제이슨은 잠에서 깨어날 때가 많았다. 그래도 뭐, 제이슨은 팀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 그도 가끔 지독한 밤이면 몸을 뒤척이게 되니까. 그는 팀이 그럴 때마다 서로가 서로에게 그래왔듯이 뒤척이는 몸과 팔을 제 품에 앉고 등을 토닥여주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제이슨은 팀의 몸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떨림과 얇은 잠옷 너머 살갗에 닿는 호흡이 안정되어지는 걸 느끼곤 했다. 그제서야 제이슨은 다시 눈을 붙였다.

그러나 팀의 숙소에서 제이슨이 자고 갈 땐, 보통은 제이슨의 숙소 때처럼 같은 침대에서 잤지만 가끔씩 각자 방을 따로 잡고 자기도 했다. 그런 날들은 대부분 팀이 철야하는 날이었다. 무슨 일이 그리도 바쁜지 제이슨은 정확히 알진 못했으나 그는 그저 그때마다 팀에게 간단한 간식거리와 음료를 건네주고 먼저 자러 가곤 했다. 한밤중이 늦새벽으로 바뀔 쯤 팀은 잠자리를 찾았고 이미 곤히 자고 있는 제이슨을 깨우고 싶지 않아 다른 방에서 잠을 잤다. 그렇게 각자 따로 방에서 자고 일어난 날 아침에 제이슨은 항상 팀에게 비타민 알약 하나를 주었다.

'너 또 5시 넘어 잤지? 그게 잔 거냐? 쪽잠이지.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알람이 그 시간에 맞춰져 있다 보니까... 3시간이면 그래도 많이 잔 건데.'
'에휴 그러다 쓰러진다 너? 쨌든 오늘의 비타민 챙겨 먹고, 난 간다.'
'잘 가 제이슨. 이따 밤에 봐.'
'그래. 오늘 하루도 잘 지내 팀.'

간단한 잡담 후 헤어지기 전에 팀의 이마에 가볍게 프렌치 키스를 하고서 제이슨은 팀의 숙소를 떠났다. 이것이 보통 그들의 루틴이었다.

그날 새벽도 그렇게 흘렀다. 제이슨의 용무를 해결하자 시간이 꽤 늦어져 그는 어느때처럼 하룻밤 자고 가기로 결정했다. 제이슨이 팀에게 그 말을 꺼내자 그는 흔쾌히 그렇게 하라며 허락해주었다.

'그럼... 오늘 같이 잘래?'
'미안, 오늘까지 끝내야 할 것들이 있어서. 아무래도 많이 늦을 거 같아.'
'그렇다면 뭐. 졸릴 때까지 옆에 있어줄게 팀.'
'응 고마워.'

제이슨은 그렇게 자러가기 전까지 팀의 옆에 앉아 그가 일하는 걸 지켜보았다. 팀의 간단한 부탁 몇 가지를-데이터에서 자료를 찾아달라는 거라든가- 들어주기도 하고 그가 등받이에 기대어 잠시 쉬고 있을 때 손으로 어깨를 주물러 뭉친 근육을 풀어주기도 하였다. 그러나 제일 많이 시간을 보낸 건 그냥 팀을 바라보는 거였다.

제이슨은 팀을 볼 때면 아직은 어린 부분이 눈에 쏙쏙히 들어왔다. 자기는 이미 다 컸다고, 해방된 미성년자라고 주장한다만 신체 나이와 그에 따른 발달 단계를 따지자면 아직은 어른이기보다는 어른에 가까워지고 있는 과도기에 걸친 청소년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계속 성장 중인 존재. 더 나은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존재였다.

'...뭘 그리 쳐다 봐?'
'왜. 간지러워?'
'그냥... 보지 마.'
'그래도 보고 싶은데.'
'......'

제이슨이 책상에 팔꿈치를 올리고 손을 괴어 팀을 지긋이 쳐다보자, 팀은 금새 붉어진 얼굴로 발을 들어 제이슨의 정강이를 때렸다. 아야, 그가 엄살을 부리자 팀이 고소하다는 듯 말했다.

'자업자득이야.'

제이슨은 팀의 말에 대꾸하지 않은 채 정강이를 계속해서 문질렀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팀은 조심스레 그에게 물었다.

'아파...?'
'어, 너무 아프다. 티미 너 언제 이렇게 발차기 훈련을 한 거야?'
'이상하다 분명 힘조절 한 줄 알았는데......'
'아이고 아프다 아파. 옆에서 하라는 거 다 해주고 어깨도 주물러줬는데 돌아온 건 정강이 어택이라니.'

제이슨은 계속해서 어깨를 밑으로 축 늘이며 말했다.

'아무래도 다음부턴 그냥 자야겠나봐. 방해해서 미안 팀.'
'오 제이. 아냐, 때린 건 내가 너무 심했던 거 같아.'
'그래?'
'음, 그래. 미안 제이슨.'
'그럼... 정강이에 호호 해주면 다 나을 거 같은데.'

제이슨은 그 말과 동시에 고개를 슬며시 올려 팀을 쳐다보았다. 참을 수 없어 새어나온 제이슨의 실실거리는 웃음을 본 팀은 눈을 확 찌푸리며 말했다.

'내가 넘어갈 줄 알았어?'

그대로 제이슨은 팀에게 정강이를 더 맞았다. 아야 아야, 이번에는 진짜로 아프다고 팀! 힘조절 안해? 조절했어. 그 정도는 내일 일어나면 괜찮을 거야.

시간이 지나 제이슨은 팀에게 너무 늦지 않게 자라고 말하며 어깨를 두드리고 내일을 위해 그만 자러 갔다. 팀과 같이 자면 더 좋았겠지만 어쩌겠는가. 손님은 집주인의 말을 따라야 했다. 자연스럽게 보통 그가 머물던 방에 들어간 제이슨은 옷장에 있는 자신의 잠옷을 꺼내 갈아입었다. 둘은 서로의 집에 하도 많이 자서 어느 정도의 개인적인 짐을 그냥 놔두고 사용하는 편이었다. 밤이 늦었네. 시간 가는 줄도 몰랐어. 제이슨은 이만 자기로 했다.

​목이 말랐다. 이마에 흐르는 땀, 곤두선 솜털, 그리고 목구멍을 긁어내리는 갈증. 젠장...... 제이슨은 얼굴을 쓸어내렸다. 악몽이었다. 종종 꾸곤 했던 그 악몽. 그로부터 아무리 시간이 흘렀어도 빈도만 낮아졌지 결코 사라지지 않는 그 악몽이었다. 게다가 이번엔 팀도 나와 기분이 더욱 더러웠다. 제 악몽에 나온 팀은 저를 원망했다. 니가 무슨 양심으로 내 곁에 있냐고. 이 더럽고 추악한 놈. 제이슨은 꿈속에서 아무런 반박을 할 수 없었다. 조용히 이건 꿈이다, 이건 꿈이야 하며 악몽임을 시인할 뿐이었다. 정말? 정말 악몽이었을까? 어쩌면 예지몽이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아, 썅."

비속어를 줄이기로 했던 약속이 방금 깨졌지만 그는 신경쓰지 않았다. 아무래도 좋았다, 그는 방금까지 악몽을 꾸고 있던 잠자리에 있기 싫었다. 마침 목도 말랐으니 밖에 나가 한 바퀴만 돌고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제이슨은 방을 나왔다.

"......"

이상하게 쎄한 느낌. 아까 악몽의 영향이 좀 컸으리라. 제이슨은 괜히 찝찝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 팀은 자고 있을까? 자는 모습만 보고 나오자. 설마 아직까지 일하고 있진 않겠지. 만약 그렇다면... 억지로라도 보쌈해서 침대에 눕혀야겠어. 그는 조용히 발걸음을 돌려 팀의 침실 방문을 천천히 돌렸다. 문이 부드럽게 열리고 침대에 누워있는 팀을 보았지만 제이슨은 그 자리에 굳었다.

"...ㅏ지, ..ㅁ ....제이ㅅ, ㅇ...냐.....! ......"

침대 시트를 동앗줄 잡듯 꽉 잡은 손가락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눈을 힘껏 찌푸리고 고개를 움찔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악몽이다, 저것 또한 악몽이야. 제이슨은 성큼 팀에게 달려갔다.

"팀, 팀?"

어깨를 잡고 가슴께를 두드렸지만 팀의 입술에선 신음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런, 억지로 깨워야겠어. 제이슨은 팀의 상체를 들어올렸다. 힘이 없는 고개가 뒤로 넘어갔다.

"팀! 일어나! 그건 꿈이라고!"

가누지 못하는 목을 손으로 뒷받치고 얼굴의 오른쪽 볼을 손바닥으로 두어번 두드렸다. 으음, 다시 한 번 팀이 눈을 찌푸렸다. 제이슨은 고개를 내린 상태 그대로 팀이 눈을 뜨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

흐릿한 눈의 초점이 팀의 상태를 보여주고 있었다. 제대로 정신이 들지 않은 상태였다. 제이슨은 팀을 한번 더 부르기 위해 입을 열었다.

"팀,"
"......저리 가!"

싸악!

투둑, 툭.

아릿한 느낌. 제이슨은 손을 들어 제 오른쪽 눈가 밑으로 가져다 대었다. 무언가 미끌거림과 깊게 갈라진 틈이 손끝 촉각으로 느껴졌다. 급히 밑을 바라보니 팀이 자신의 손가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잘게 떨리는 손끝 밑 손톱엔, 분명 제이슨의 얼굴에서 나왔을 피부 조직이 끼어 있었다. 오 이런.

"제, 제이슨. 이건 그러니까, 어,"
"괜찮아 괜찮아."
"아니, 아니...... 내가......"
"팀. 나 멀쩡해."

제이슨의 단호한 어조에 팀은 울상을 지었다. 떨리는 손이 진정되지 않았다. 방금까지 보았던 제이슨과 이 제이슨이 아직까지도 구분이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흐읍, 팀은 숨을 들이마셨다. 꿈이야. 그건 꿈이야. 그건 단지 꿈이었어.

"손 괜찮아?"
"지금 내 손이 문제야? 네 얼굴이...!"
"이 정도는 하나도 안 아파. 그보다 물 가져다줄까?"
"상처가... 빨리 꼬매지 않으면 틈이 벌어질 거야."
"굳이?"
"......소독부터 해. 물은 됐으니까."
"흠."

팀은 공중에 애매하게 떠 있는 왼손을 어찌할 바 몰랐다. 그 모습을 본 제이슨이 계속 제 몸과 팔에 기대고 있던 팀을 천천히 일으켜 세우고서 책상 위에 있는 물티슈를 통째로 가지고 왔다. 그는 물티슈 한 장을 뽑고서 팀의 왼손가락 끝 손톱 부분을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 팀은 제이슨이 자신의 손을 들고서 물티슈로 그의 피와 살점을 닦는 그 과정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그가 손톱 안쪽까지 깨끗이 닦아내기 위해 손끝살 안쪽을 살짝 누르고 그 안으로 물티슈를 들이넣었다 뺄 때 팀은 자기도 모르게 손가락을 움츠렸다. 제이슨의 손놀림이 잠시 멈추었다.

"아파?"
"아니......"
"계속해?"
"응."

그렇게 제이슨이 잡고 있는 물티슈는 피로 얼룩이 졌고, 팀의 손은 깨끗해졌다. 팀이 깨끗해진 제 손톱만을 보고 있자 제이슨이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 소독용품과 물 가지고 올게."
"응."

제이슨은 팀의 이마를 손바닥으로 가볍게 눌러 열을 확인하고 구급상자와 물을 가지러 갔다. 아까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있던 팀은 멍하니 손끝만 내려다보았다. 제이슨의 얼굴을 보기 미안했다.

"자."

그런 그의 시야에 물컵이 불쑥 나타났다. 팀은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컵을 잡고 천천히 물을 들이마셨다. 컵에는 차가운 얼음이 들어있어 목구멍을 넘어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그 찬기를 느낄 수 있었다. 뜨거웠던 몸이 진정되는 듯했다.

"구급상자 줘봐."
"내가 해도 되는데."
"내가 해줄게... 내 탓이니까."
"이건 사고였잖아."
"어쨌든, 내 손으로 할퀴었잖아."

구급상자를 제 무릎으로 가지고 온 팀은 안에 들어있는 소독약과 멸균 거즈를 꺼냈다. 거즈에 소독약을 덜고 제이슨의 얼굴에 가져다 대기 위해 팀은 고개를 올렸다.

"아."

정신을 차리고 본 제이슨의 얼굴은 생각보다 최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새로 생긴 상처들이 나 여기 있소 하고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팀이 제이슨을 정면으로 보았을 때 그의 왼쪽 눈가 밑 광대뼈 쪽 피부에 두 개의 붉은 실금으로 찢겨진 상처가 있었다. 다시 손톱의 그 감촉이 떠오르는 느낌이었다. 아 안돼. 팀은 주먹을 꾹 쥐었다.

"살이... 찢겨졌어."
"그래? 아직 안 봐서 모르겠어."
"하나도 아니고 두 개나 있어."
"그건 예상했어. 네 손가락 닦아주면서 말이야."

왜 그렇게 태연한 거야. 팀은 입술을 다물었다. 그는 조용히 제이슨의 얼굴로 소독된 거즈를 가져다 대어 상처 부위를 닦았다. 천천히, 꼼꼼히 제이슨의 상처를 닦아주다보니 팀은 자신이 제이슨의 얼굴 바로 앞까지 있는 걸 알아채지 못했다. 제이슨은 너무나 가까워 팀의 숨결까지 다 느끼고 있었지만 말이다.

"다 됐다."
"끝?"
"연고 바르고 밴드 붙여야지."

팀은 소독약을 구급상자에 넣고 연고와 면봉, 밴드를 꺼냈다. 면봉에 연고를 짜서 상처에 조심스럽게 펴바르고 밴드의 스티커를 까내 상처에 붙였다. 그러고서 제이슨의 얼굴을 바라보니 어지러웠던 마음이 이제야 조금 가라앉은 느낌이었다.

"...괜찮아?"
"내가 안 괜찮을 게 뭐가 있어. 다친 건 너잖아."
"그것 말고... 악몽 말이야."
"......괜찮아. 결국은 꿈이니까."

제이슨은 침대 위에 팀과 그의 사이에 있던 구급상자를 옆으로 치우고 팀의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이슨은 팀의 손을 감싸고 그와 눈을 마주쳤다. 일어나자마자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꿈에 대해 이야기할 틈이 없었지만 사고가 마무리되었으니 이제 이야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제이슨은 팀에게 말했다.

"팀. 혹시 무슨 꿈을 꿨는지 내게 말해줄 수 있어?"
"그건... 힘들 거 같아."
"사실은 말이야. 나도 악몽 꿔서 잠시 환기 시키려고 밖에 나왔다가 너 자는지 보려고 들어온 거였어."
"너도...?"
"응. 나도."

제이슨은 팀의 어깨를 끌어당겨 자기에게 기대게 했다. 팀은 제이슨의 어깨에 순순히 고개를 기울었다. 둘은 한참을 그러고 있었다. 어색하지 않은, 편안한 정적이 흐르고 팀이 입을 열었다.

"꿈에, ......네가 나왔어."
"오."
"그 이상은 안 말할래."
"그래."

팀은 제 손가락을 내려다보았다. 제이슨의 손이 아직도 저의 손을 감싸고 있었다. 손가락 사이사이로 그의 손이 들어와 깍지를 낀 상태였다. 제이슨의 손은 따뜻했다. 따뜻해서, 손을 떼기가 두려웠다. 뗀 순간 손끝의 그 촉각이 다시 살아날 것 같아서. 그렇게 되면 그 떨림을 참을 수 없을 것 같아서. 팀은 눈을 감았다.

"나는 뭐... 나도 널 보았어."
"응."
"네가 나에게 말했어."
"뭐라고?"
"날 원망하는 그런 말들."
"......그건 꿈이야."
"너도 마찬가지야 팀. 그건 꿈이야."

제이슨은 잡고 있던 팀의 손을 꾹 쥐었다. 고개를 돌려 팀을 쳐다보니 그도 고개의 움직임을 느꼈는지 제이슨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사람을 꿰뚫어볼 것만 같은 그 시푸른 눈동자를 응시하고 있으니 제 악몽 속 팀이랑 지금 현재의 팀이 다른 사람이라는 걸 확실히 느끼는 것 같았다.

"그래. 그건 꿈이야."

제이슨은 한번 더 그 문구를 읊조렸다.

그 목소리에 담긴 감정을, 팀은 알았다. 무겁고 축축하고 미련이 담겼으며 제 자신을 향한 후회와 분노에 이런 상황을 맞닿드리게 한 세상을 향한 오갈데 없는 원망까지. 팀은 모조리 알았다.

"맞아. 그건 꿈이야."

그래서 그도 같이 읊조렸다. 감정을 담아서.

다시 정적이 흘렀다. 옆에서 느껴지는 온기에 팀은 노곤해지는 듯했다. 아 이대로 다시 잠에 들었으면 좋겠어. 이번에는 꿈을 안 꾸었으면 좋겠다. 적어도 꾸려면 좋은 꿈이 나왔으면.

"졸려?"
"슬슬 피곤해지는 것 같기도."
"자자. 같이 자."
"그러자."

제이슨은 팀의 어깨를 잡고 있는 손의 힘을 풀고 팔을 내리면서 일어났다. 그는 구급상자를 책상 위로 옮기고 베개를 하나 더 꺼내어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팀은 이불 속으로 다시 들어가 있었다. 제이슨은 팀의 머리 옆에 베개를 놔두고 그 옆에 몸을 뉘었다. 그리고 팀의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좀 더 가까이 와."
"흔쾌히 그러도록 하죠 도련님."
"그 호칭 부르지 말고. 그냥 이름 불러."
"먼저 불러줘."
"제이."
"알았어 팀."

팀은 그의 등 뒤로 두 팔이 자신을 끌어당기는 걸 느꼈다. 따끈따끈한 온기를 다시 만나니 반가웠다. 그 잠시 동안 사라졌는데도 그게 그리도 허전했었나. 괜히 간지러워서 팀은 고개만 더 베개 속으로 파묻었다. 그러자 머리 뒤로 묵직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목덜미가 뜨끈뜨끈했다. ......하아. 팀은 몸을 돌렸다.

둘은 그렇게 다시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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