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팀이 피아노 연주회에 오는 건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팀은 이 자리에 팀 웨인으로서 와 있었다. 음악계 쪽에서 웨인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 그에게 연주회 초청장을 보냈고 팀은 그에 흔쾌히 시간을 내었다. 음악에 깊은 조애가 있지는 않지만 그는 가끔 음악이 흘러나오는 무대를 가만히 앉아 지켜보는 것을 반기는 편이었다. 무대를 지켜보고 있으면 그 순간만큼은 그 음악에 몰입하여 선율을 즐기는 게 나쁘지 않았다. 오페라, 뮤지컬 등 스토리가 있는 무대도 괜찮지만 스스로 곡을 해석하며 들을 수 있는 순수 선율만이 존재하는 클래식이 조금 더 팀에게 맞는 느낌이었다. 음악의 선율에 자신의 감정이 요동치는 것은 미묘한 느낌이었다. 엉켰던 실마리가 풀리고, 찾아도 보이지 않던 목적지를 향해 가는 길이 희미하게 실루엣으로 드러나 그 길을 따라가는, 감정이 동요하면서 가끔은 자신의 지난 과거들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그런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그날 팀은 피아노 연주회를 들으러 왔다. 이곳에서 나에게 어떤 감정을 또 안겨주고 갈 것인가. 첫 번째 연주가 시작되었다. 연주곡은 쇼팽의 즉흥환상곡이다. 부드럽게 시작하는 피아노의 선율소리가 연주회장에 울려 퍼진다. 부드럽게 요동치는 멜로디를 시작으로 팀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복잡하다. 연주의 강약조절에 따라, 빠르기에 따라, 음의 변화와 분위기에 따라 너무나 휙휙 바뀌어버리는 마음을 차마 한순간에 박제해두기란 어렵다. 그렇게 찾아온 부드럽고 얌전한 파트가 되어서야 팀은 조금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옛날이 떠올랐다. 어렸을 적 서커스를 방문하기 전 시절이 떠오르는 멜로디였다. 잠깐의 화목함. 그러다 다시 시작한 처음 파트의 선율에 다시 현실을 자각한다. 서커스를 보러가 배트맨을 만나고 악몽을 꾸게 되며 배트맨과 로빈의 정체를 알아맞췄던 그 시절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어지럽게 닥쳐오는 사실들이 팀의 마음을 다시 엉켜놓는다. 로빈이 되었던 그 날. 이제는 떼 놓을 수 없는 자경단의 삶. 그리고 다시 연주회에 있는 자신. 연주가 끝났다. 그는 조용히 박수를 쳤다.



----

여기까지 적고서 뒤를 잇지 않았는데 이을 생각이 없어서 올림

클래식 듣는 팀 보고 싶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너무 좋아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쓴 것이라 캐해석이 안 맞을 수 있습니다...!




'DC comics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슨팀 -「XX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  (0) 2021.09.04
콘팀 - 플레이어콘 ai요정팀 /게임AU  (0) 2021.08.08
뎀팀 - 붉은 모란  (0) 2020.05.05
슨팀 - 흔적  (0) 2019.09.27
팀른 백업(슨팀,뎀팀,보고싶은것)  (0) 2019.09.24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링크
«   2024/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